2021. 5. 29. 01:14ㆍ카테고리 없음
호아루의 옛 궁궐터에는 딘보린과 레호안 두 황제의 사당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딘보린의 사당은 본래 11세기에 지었다 허물어진 것을 17세기 인근 주민들이 뜻을 모아 재건했다.
사당의 정문 현판에는 ‘북문쇄약(北門鎖鑰, 쇠사슬 쇄 + 자물쇠 약)’이라는 글귀를 새겨 넣었다. 북쪽의 방비를 튼튼히 한다는 뜻이다.
사당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연꽃이 가득한 제법 큰 못이 있다. ‘반달연못’이라고 부른다. 사당은 세 개의 문을 지나야 본당에 이를 정도로 경내가 넓다.
본당 앞 제단과 이를 수호하는 용들의 조각이 참으로 섬세해 중세 베트남 건축술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딘보린 사당에는 평일인데도 관광이나 참배를 온 사람들이 많았다. 1천 년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뒤 국가체제를 완성하고, 최초로 황제를 자처해 인도차이나 강국의 길을 닦은 영웅에 대한 존경심을 읽을 수 있다.
레호안의 사당은 딘보린 사당에서 북쪽으로 약 200m 떨어져 있다. 딘보린 사당보다는 규모가 조금 작지만 세 개의 문을 지나 본당으로 향하는 등 구조와 건축술은 동일하다.
본당 안에는 레호안 황제는 물론 두옹반응아 황후와 그녀의 아들 딘또안의 신상까지 모셔져 있다.
딘보린 황제는 궁궐터 바로 옆에 있는 두 개의 봉우리가 솟은 산 위에 묻혔다고 한다. 낮은 야산이지만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이어서 세인의 접근을 불허한다.
호아루 박물관이다. 반세기 동안 수도의 역할을 하다 그 뒤 천 년 동안이나 버려졌던 땅에서 무엇이 나오랴 싶었지만, 각종 토기와 돌기둥 등 여러 유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아직은 박물관 규모도 작고 소박하다. 여러 해 지난 뒤 다시 방문하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가 되는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