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하노이 역사박물관

2021. 5. 5. 23:31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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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오랜 역사를 돌아보려면 국립역사박물관으로 가야 한다. 이 박물관은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와 홍강 사이 구시가지에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32년에 지어 아직까지 쓰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다. 프랑스와 동아시아 전통 양식을 조화시킨 이른바 인도차이나식 건축인데, 어느 부분을 어디서 따왔는지 가려보는 것도 흥미롭다.

 

“베트남
하노이 국립역사박물관

사실 박물관은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 없이 방문하면 금방 싫증이 나기 쉬운 곳이다. 부서진 그릇, 많이 상한 목재, 빛바랜 그림, 누군지 모르는 조각상들뿐이지 않은가. 그러나 오래전 태어나 각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간 선인들의 희노애락을 유물을 통해 그려볼 수 있다면 여행의 큰 보람일 것이다.

 

역사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호치민 흉상을 지나면 원시생활 상상도와 돌도구를 만드는 인형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많은 나라들이 구석기 유물의 발견을 자국 역사의 심오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 은근히 뿌듯해하는데, 대부분 현재 거주자들과 혈통이 이어진 것은 아니다.

 

“원시생활
원시생활도와 석기제작 모형

타제석기에서 마제석기로 발전하고 각종 청동기가 등장하는 인류 문명의 진전을 정성스럽게 수집한 유물들로 설명하고 있다. 베트남의 신석기시대는 17천 년 전, 청동기시대는 4천 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타제석기,
타제석기, 마제석기 괭이, 청동검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유물 중 하나인 청동북은 부족장의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청동북은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발견돼 당시에도 해상교역이 활발했음으로 보여준다. 청동기 시대가 무르익으며 드디어 베트남 땅에 국가가 등장했는데 그 이름이 반랑이었다. 반랑은 수백 년간 이어지다가 어우락에 의해 교체되었다. 이때쯤부터 청동이 좀 흔해져 쟁기를 만드는 데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는 짐승의 힘을 경작에 이용했으며 농업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의미한다.

 

“청동으로
왼쪽 위부터 청동북, 반랑시대 토기, 청동쟁기

베트남은 그 뒤 수많은 외국의 침략과 내분들을 성공적으로 극복해갔다. 하노이 역사박물관은 각 시대상을 보여주는 약 7천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전체 소장 유물은 20만 점이 넘는다. 역사박물관이 포괄하는 시기는 1945년까지이고 그 이후 유물은 혁명박물관을 따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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