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 쭈어 무신정권
베트남의 새 지배자 찡뚱(鄭松)은 황제에게 깍듯이 대했다. 막왕조를 격멸한 다음 해 그는 세종(世宗)을 탕롱으로 모셔와 화려한 승전 의식을 거행했다. 당시 기록은 “제왕께서 탕롱의 정전에 들어가 제위에 오르자 모든 관리들이 축하 인사를 올렸다”라고 이 장면을 묘사했다. 찡뚱은 자신의 승리를 ‘반역자 막씨 일족을 몰아내고 후레왕조가 복원된 것’으로 선전한 것이다. 그러나 찡뚱은 후레왕조 황제에게 손톱만큼의 권력도 나눠주지 않았다. 황제는 그저 의례적인 지위에 불과했다. 찡뚱은 스스로 도원사총국정상부평안왕(都元師總國政尙父平安王)이라는 긴 직함을 붙인 뒤 왕부(王府)를 세워 관리들을 두고 나라를 다스렸다. 그리고 자신을 쭈어(主)라고 칭해 무신정권인 찡 쭈어(鄭主) 시대를 열었다. 무기력하게 굴복했던 세종(世..
202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