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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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 쭈어 무신정권
베트남의 새 지배자 찡뚱(鄭松)은 황제에게 깍듯이 대했다. 막왕조를 격멸한 다음 해 그는 세종(世宗)을 탕롱으로 모셔와 화려한 승전 의식을 거행했다. 당시 기록은 “제왕께서 탕롱의 정전에 들어가 제위에 오르자 모든 관리들이 축하 인사를 올렸다”라고 이 장면을 묘사했다. 찡뚱은 자신의 승리를 ‘반역자 막씨 일족을 몰아내고 후레왕조가 복원된 것’으로 선전한 것이다. 그러나 찡뚱은 후레왕조 황제에게 손톱만큼의 권력도 나눠주지 않았다. 황제는 그저 의례적인 지위에 불과했다. 찡뚱은 스스로 도원사총국정상부평안왕(都元師總國政尙父平安王)이라는 긴 직함을 붙인 뒤 왕부(王府)를 세워 관리들을 두고 나라를 다스렸다. 그리고 자신을 쭈어(主)라고 칭해 무신정권인 찡 쭈어(鄭主) 시대를 열었다. 무기력하게 굴복했던 세종(世..
2021.08.17 -
후레왕조 황금시대
성종은 안정된 내치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대외 원정에 나섰다. 이는 성종 즉위 후 기대와는 달리 점점 권력에서 멀어진 무신들의 불만을 해소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리고 대규모 전쟁은 자신이 직접 지휘해 승전의 영광이 정치적 불안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았다. 남쪽의 참파는 명나라의 지원을 기대하며 베트남 후레왕조 혼란기에 조공을 끊었다. 성종 치하에 다시 강성해진 베트남이 조공 재개를 요구하며 양국에 긴장이 높아졌다. 참파 왕은 일단 신복을 받아들였지만, 지나친 조공 요구와 병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민 끝에 10만의 군대로 베트남에 선제공격했다. 이에 성종은 치밀한 반격을 준비했다. 성종은 그때까지의 인력과 물자 쟁탈전에서 더 나아가 참파의 수도 비자야를 영구 점령해 자국 영토로 편입시킬 생각을 했다. 그..
2021.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