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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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호왕조의 수도
호뀌리는 이곳에서 수많은 피를 뿌린 뒤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호뀌리는 임금인 순종(順宗)을 끌고 타잉화로 가 새 수도를 세우고 서도(西都)라고 이름 붙였다. 지금의 타잉화성 빈록현이다. 하노이시에서 남쪽으로 150km 그리고 타잉화시에서는 북서쪽으로 45km 떨어져 있다. 서도 주변은 옛 왕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시골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보면 들판 한 가운데 웅장한 성의 유적이 나타난다. 돌로 만든 동서남북 네 개의 성문과 성벽이 거의 완벽한 형태로 남아 있다. 성채는 남북으로 870m 동서로 883m의 거의 정사각형 모형이며, 정문이라 할 수 있는 남문이 높이 9.5m 폭 15m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웅장한 크기이다. 동남아시아에 현존하는 유일한 석조 성채이며, 독창적인 건축술로 ..
2021.07.15 -
그곳에 가면) 대몽항전 최후 격전지
바익당 강(白藤江)은 베트남 하이퐁과 하롱 사이를 가르며 흐른다. 짧은 강이지만 아열대 평야 위에서 여러 지류들과 합하고 나뉘기를 반복하며 풍부한 수량을 품어 온다. 백등강(白藤江)이라느 이름은 물 색깔이 희고 (白), 지류들이 등나무 넝쿨처럼 얽혀있다는 (藤) 뜻에서 연유했다. 하류의 폭은 1km 정도나 되는데, 서쪽의 깜 강과 합류한데다 강 하구가 갑자기 넓어져 특히 밀물과 썰물 때는 강물의 흐름이 거세다. 바익당 강 위에는 하노이에서 하롱베이로 가는 다리들이 놓여 있다. 그러나 다리까지 길을 돌아가기 싫은 사람들이 아직도 아주머니 사공이 젓는 나룻배를 이용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넓은 바익당 강 위로 화물선들이 활기차게 오고 다닌다. 그러나 급류뿐 아니라 곳곳에 암초들이 숨어있어 등대로 위험..
2021.07.01 -
홍강 삼각주의 선사시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베트남 홍강 유역에는 많은 민족들이 살았다. 베트남 등뼈를 이루는 쯔엉썬(長山)산맥과 동쪽 바다 사이에 넓은 평야가 펼쳐진 곳이다. 홍강은 멀리 중국 운남성에서부터 붉은 흙을 품어와 강 하류에 차곡차곡 쌓았다. 그래서 우리나라 강원도 면적만큼 넓은 삼각주가 만들어졌다. 이곳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30만 년 전 구석기시대부터였다. 그때는 농사를 지을 줄도 몰랐다. 변화는 아주 더뎠다. 구석기시대 사람이 타임머신을 얻어 타고 몇 만 년 미래로 가도 후손들이 자기와 똑같이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러다 신석기시대에 들어 드디어 농사가 시작됐다. 1만7천 년 전 유적부터 돌을 갈아 만든 쟁기들이 발굴된다. 농사가 시작되면서 홍강 유역은 더욱더 살기 좋은 땅이 되었다. 아열..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