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왕조의 비극적 종말
참파와의 전쟁은 끝났지만, 왕조를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들의 싸움은 이제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 레뀌리는 태상황 예종(藝宗)을 부추겨 정적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거나 암살하거나 자결을 강요하는 등 갖은 방법으로 제거해갔다. 판단력을 잃고 휘둘리던 예종이 그나마 사망하자 레뀌리는 더이상 거리낄 게 없었다. 레뀌리는 임금인 순종(順宗)을 겁박해 1397년 수도를 탕롱에서 자신의 세력 근거지인 타잉화로 옮겼다. 그리고 천도 다음해 순종에게 이제 겨우 세 살인 태자를 왕위에 올리고 태상황으로 물러나도록 강요했다. 순종은 모든 요구에 순순히 따르며 목숨만이라도 부지하려 했지만, 이제 새 왕조를 꿈꾸는 레뀌리는 권력에 위협이 될 작은 가능성마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퇴위한 뒤 도교사원에 들어가 있던 순종은 레..
2021.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