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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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니) 후레왕조의 람낀(藍京)
명나라군을 축출하고 베트남 황제의 자리에 오른 레러이는 고향 람선을 방문해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그는 자주독립 정신을 기리고 왕조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람선 마을의 추강(朱江) 북쪽에 사찰을 세운 뒤 그 일대를 람낀(藍京) 즉 ‘푸른 도읍’이라 이름 지었다. 레러이가 사망하자 후손들은 그가 사랑했던 고향으로 옮겨와 묻었고, 그 뒤 람낀은 후레왕조 역대 왕들의 영원한 휴식처가 되었다. 람낀에 왕릉과 사당들이 세워지고, 왕이 해마다 방문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 머물 수 있도록 행궁이 건설됐다. 그리고 왕의 거처를 지킬 성벽과 그 외곽의 해자가 들어서면서 람낀을 문자 그대로 작은 도읍의 모습을 갖췄다. 후레왕조가 몰락하면서 람낀의 궁전과 사찰 사당들은 폐허가 됐다. 왕릉도 태조 레러이 등 다섯 황제 ..
2021.08.09 -
딘(丁) 왕조, 의문의 종말
그러나 공고해만 보이던 딘 왕조는 내부의 균열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딘보린의 장남 딘리엔은 통일전쟁에 혁혁한 공을 세운 유능한 군사 지도자로 누구나 그가 후계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딘보린이 갑자기 막내아들 딘항랑을 태자로 책봉했다. 이때 항랑의 나이는 아무리 많아도 다섯 살이 채 안 되었다. 이제는 노인이 된 딘보린이 불손한 장남에 대한 불만과 늦동이에 대한 지나친 사랑 때문에 판단이 흐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장차 자신의 미래마저 걱정하게 된 딘리엔은 분노했다. 이때부터 딘 왕실에는 이해하기 힘든 비극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베트남 사서들은 979년 딘리엔이 부하들을 보내 태자 딘항랑을 암살했다고 전한다. 그런데 참사가 벌어진 뒤에도 딘보린이 장남의 반역을 처벌하거나 딘리엔이 권력..
202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