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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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속력이 유별났던 쩐(陳)왕조
쩐왕조는 이전 베트남 왕조들에 비해 왕족의 결속력이 유난히 강한 특징이 있었다. 왕은 물론 태위와 군 지휘관들, 지방의 주요 성주들까지 왕족이 독차지하는 이른바 ‘종실독점 지배 체제’를 형성했다. 이는 험한 바다 위에서 생사를 같이 해온 쩐씨 집안의 성장 과정에서 영향을 받았고, 베트남의 정치체제가 지방분권에서 중앙집권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적 형태이기도 했다. 그것이 정의로운가를 별론으로 한다면, 종실독재는 국가 자원의 관리와 동원에 매우 효율적인 체제였다. 쩐씨 가문의 실력자들은 지방의 대토지를 하사받고 독립적인 군대도 보유했다. 그들이 중앙에 도전할 경우 자칫 통치체제가 균열될 수도 있었지만, 왕과 권력자들 사이에 한집안이라는 강한 유대감이 유지됐다. 권력자들의 대토지 소유는 유랑하던 농민들을 정착시키..
2021.06.08 -
그곳에 가면) 하노이 역사박물관
베트남의 오랜 역사를 돌아보려면 국립역사박물관으로 가야 한다. 이 박물관은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와 홍강 사이 구시가지에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32년에 지어 아직까지 쓰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다. 프랑스와 동아시아 전통 양식을 조화시킨 이른바 인도차이나식 건축인데, 어느 부분을 어디서 따왔는지 가려보는 것도 흥미롭다. 사실 박물관은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 없이 방문하면 금방 싫증이 나기 쉬운 곳이다. 부서진 그릇, 많이 상한 목재, 빛바랜 그림, 누군지 모르는 조각상들뿐이지 않은가. 그러나 오래전 태어나 각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간 선인들의 희노애락을 유물을 통해 그려볼 수 있다면 여행의 큰 보람일 것이다. 역사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호치민 흉상을 지나면 원시생활 상상도와 돌도구를 만드는 인형들이 ..
202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