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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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러이 동지들의 영광과 비극
암울했던 시절 레러이와 그의 동지들은 룽냐이 산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며 부귀영화를 바라는 게 아니라 백성을 위해 사악한 적을 물리치려는 것이니 제발 도와달라고 빌었다. 세계 최강의 군대에 맞선 그들의 무기는 애국심과 서로에 대한 믿음밖에 없었지만, 그것만으로 온갖 역경들을 헤쳐 나갔다. 승리의 날 레러이는 93명의 문무관을 개국공신으로 포상하면서, 첫발을 함께 내딘 이들을 가장 높은 반열에 올렸다. 전략가 응우옌짜이와 명의 마지막 증원군 유승을 격파한 레쌋, 남부지역을 평정한 쩐응우옌한, 서북지역의 명 세력을 일소한 팜반싸오, 목성의 5만 대군을 패퇴시킨 찡카 등이 개국최고공신으로 임명돼 레러이와 함께 새 나라를 이끌었다. 그러나 평화 속에 세월이 흐르면서 이들의 운명은 비극으로 변해갔다. 최고공신들 ..
2021.08.08 -
몽골의 3차 베트남 침략 (2) 유능하고 부패한 장수
풍전등화 같던 베트남의 전황은 이번에는 해전에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대단히 독특한 장군 한 명을 만나게 된다. 쩐카인즈(陳慶余)는 베트남 동쪽 변방인 년후에에서 하급장교의 아들로 태어났다. 보잘것없던 지위의 그는 1차 대몽항전 때 북부전선의 몽골군 추격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성종의 눈에 들어 왕족으로 입양됐다. 고위장교 후보가 된 것이다. 쩐카인즈는 이어 산악부족들의 반란을 성공적으로 진압하며 군내 서열을 높여갔다. 군 지휘관으로서 쩐카인즈는 천부적인 재능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쩐카인즈는 탐욕스럽고 온갖 비행을 서슴지 않는 부도덕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다. 여색까지 밝혔는데 그만 최고 권력자 중 한 사람인 쩐꾸옥뚜언의 며느리와 불륜을 저질렀다. 엄한 도덕론자였던 쩐꾸옥뚜언은 인간 ..
202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