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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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불태우는 ‘신의 징벌’
통일된 몽골의 최대 목표는 지난 1백 년간 자신들을 핍박해온 금나라의 타도였다. 여기에 필요한 병력과 물자를 얻기 위해 몽골은 먼저 중국 서북부에 있던 서하를 공격해 2년 만에 정복했다. (1209년) 서하에 이어 금나라 북쪽 방어를 맡고 있던 거란족 기병들까지 저항 없이 몽골군에 합류했다. 금나라의 군대도 여진족 외에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칭기즈칸의 다민족군이 공동체에 대한 충성과 결속력이 더 강했다. 전쟁이 시작되었고 그토록 두려워했던 금나라 군대에 서전에서 승리를 맛본 몽골군은 병력을 몇으로 나누어 황하 이북과 만주 전역을 휩쓸었다. 몽골군은 요새화된 대도시들은 우회한 채 작은 마을들을 하나하나 공략하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불태우고 살해했다. 중원을 공포와 혼란의 도가니로 만든 몽골..
2021.06.10 -
조심스러웠던 리(李) 왕조
전레(前黎) 왕조는 롱딩의 학정 때문에 30년 만에 무너졌다. 롱딩이 죽자 신하들은 리꽁원(李公蘊)을 새 황제로 추대했다. 베트남 최초의 장기 왕조인 리(李) 왕조가 시작된 것이다. 리꽁원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세 살 때 어머니는 그를 절에 데려가 승려의 양자로 입적시켰고, 이후 불제자로서 교육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리꽁원은 장성한 뒤 수도인 호아루로 가 궁궐수비대에 들어갔는데 오늘날의 군종장교 역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온화하고 성실한 성품의 그는 승진을 거듭하더니 마침내 레호안 황제의 눈에 들어 부마가 되고 궁궐 수비를 책임지는 지위에까지 올랐다. 리꽁원이 황제로 선택된 것은 그가 누구도 적으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정과 군대의 실력자들이 그가 황제가 돼도..
202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