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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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2차 베트남 침략 (1) 항복하시려면 신을 베소서
1284년 12월 토곤이 이끄는 몽골 주력군이 국경을 넘었다. 토곤의 육군은 베트남군의 저항을 뚫고 랑썬을 지나 반끼엡까지 진격했고, 그곳에서 바다와 강을 거슬러온 오마르의 수군과 합류했다. 쩐꾸옥두언은 두 부대의 합류를 막아보려 애를 썼지만 실패했고, 토곤과 오마르의 몽골군은 개전 한 달도 안 돼 수도 탕롱을 점령했다. 베트남 인조는 겨우 몸을 피해 작은 배를 타고 홍강을 따라 내려가 남쪽으로 피신했다. 토곤은 탕롱에 입성한 뒤 성에 남아있던 베트남 백성들을 학살하고 큰 잔치를 열어 승리를 자축했다. 중국 운남성에 주둔하던 몽골군도 나시루딘의 지휘에 따라 강줄기를 따라 남하하며 곳곳의 저항을 격파하고 탕롱성에 들어와 토곤 본대와 합류했다. 탕롱에서 퇴각한 베트남군은 남동쪽으로 70km 떨어진 남딘 지방..
2021.06.19 -
결속력이 유별났던 쩐(陳)왕조
쩐왕조는 이전 베트남 왕조들에 비해 왕족의 결속력이 유난히 강한 특징이 있었다. 왕은 물론 태위와 군 지휘관들, 지방의 주요 성주들까지 왕족이 독차지하는 이른바 ‘종실독점 지배 체제’를 형성했다. 이는 험한 바다 위에서 생사를 같이 해온 쩐씨 집안의 성장 과정에서 영향을 받았고, 베트남의 정치체제가 지방분권에서 중앙집권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적 형태이기도 했다. 그것이 정의로운가를 별론으로 한다면, 종실독재는 국가 자원의 관리와 동원에 매우 효율적인 체제였다. 쩐씨 가문의 실력자들은 지방의 대토지를 하사받고 독립적인 군대도 보유했다. 그들이 중앙에 도전할 경우 자칫 통치체제가 균열될 수도 있었지만, 왕과 권력자들 사이에 한집안이라는 강한 유대감이 유지됐다. 권력자들의 대토지 소유는 유랑하던 농민들을 정착시키..
202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