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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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일어선 참파
참파는 고질적인 분열로 스스로의 발전을 가로막은 나라였다. 오늘날 베트남 중부 평야지대에 있던 참파는 비옥한 토지 덕분에 일찍부터 농업이 발달했다. 그리고 멀리 중동에서부터 중국을 잇는 해상 중계 무역은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해주었다. 경제력으로 치면 베트남을 능가하는 참파였지만 1300년 동안 15개 왕조가 교체될 정도로 왕위 다툼이 끝없이 반복됐다. 참파를 단일 국가로 보지 않고 여러 국가의 연합체로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더구나 14세기 이슬람교가 들어오면서 전통 힌두교와 종교 갈등까지 벌어졌다. 수십 년간 유례없는 혼돈 상태가 계속됐다. 그러다 1360년 이슬람 세력이 지지하는 포 비나수르가 오랜 내전을 끝내고 모든 경쟁세력을 하나의 체제로 묶어내며 왕위에 올랐다. 베트남에서는 포 비..
2021.07.06 -
몽골의 2차 베트남 침략 (3) 마침내 대반격
몽골군은 병력을 대폭 보강한 소게투가 닌빈까지 진출해 있었고, 그곳에서 탕롱 사이에 여러 주둔지들이 홍강을 따라 포진해 있었다. 토곤은 베트남 왕이 타잉화에 돌아왔다는 보고를 받고 소게투에게 남쪽으로 군대를 돌려 잔여 세력을 일소하라고 지시했다. 오마르에게도 군함 60척을 이끌고 가 소게투를 돕도록 조치했다. 그런데 재편성을 마친 베트남군이 이들을 피해 배를 타고 홍강을 거슬러 오르며 강 유역의 몽골 주둔지들을 격파하기 시작했다. 쩐꾸옥뚜언은 홍강 하구에서 탕롱 중간에 있는 흥옌의 몽골군 요새를 공격해 점령했다. 깜짝 놀란 토곤이 직접 군대를 끌고 내려왔다. 이때 베트남에 계절이 바뀌어 쩐꾸옥뚜언이 그토록 기다리던 우기가 시작되었다. 장대비가 되었다 보슬비가 되었다를 반복하며 끈질기게 내리는 비로 홍강 ..
2021.06.21 -
참파를 만만히 보았다가
몽골은 먼저 베트남 남쪽의 참파부터 공격했다. 몽골은 참파에 행중서성(行中書省) 즉 중앙정부기관인 중서성의 출장소를 설치했다. 이는 남해무역을 장악하고 장차 벌어질 전쟁에 필요한 식량과 병력을 차출하겠다는 의도였다. 베트남을 고립시키고 남북에서 동시에 공격하겠다는 군사적 목적도 있었다. 멀쩡한 남의 나라에 지방관청을 설치했으니 참파가 두 눈을 뜨고 이를 지켜볼 수는 없었다. 인적 물적 수탈은 물론 자칫 국권까지 그대로 넘어갈 판국이었다. 하릿지 태자 등 참파의 강경파들이 몽골 관리들을 체포해 감옥에 가두었다. 격분한 몽골은 즉시 원정군을 보냈다. 쿠빌라이는 송나라 정복에 공을 세우고 천주 성주로 봉해져 있던 소게투를 차출해 지휘를 맡겼다. 1282년 음력 12월, 350척의 배에 나눠 탄 만여 명의 몽골..
2021.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