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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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전투 2) 한순간의 방심
베트남군의 방어 계획은 유승의 지원군을 자국 영토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이며 지치게 한 뒤 탕롱에서 약 50km 떨어진 트엉 강가에 묶어두고 공격한다는 게 골격이었다. 국경 너머 명나라군 집결지점에서 탕롱까지 최단 거리를 살피면 명나라 지원군의 진격로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명나라군이 트엉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직전에 쓰엉지앙 성을 지나야 했는데, 베트남군은 이곳을 방어의 핵으로 삼기로 했다. 레러이는 쩐응우옌한 장군을 보내 명나라 이임 장군과 2천여 병사들의 결사적인 저항을 뚫고 성을 점령했다. 유승의 명나라 지원군이 국경을 넘기 열흘 전 일이었다. 그리고 쓰엉지앙 성 북쪽에 있는 치랑 계곡에 병사 1만 명과 코끼리 5마리를 매복시켜 1차 공격을 가하고, 그 아래 껀쩜에 병사 3만 명을 매복시켜 2차..
2021.07.31 -
마지막 전투 1) 명장 유승이 온다
왕통의 패전 보고를 받은 명의 선덕제는 기가 막혔다. 천자가 그만하자는 전쟁을 신하들이 강변해 끌고 가더니 애꿎은 수만 병사들의 목숨만 희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제 와 베트남에서 손을 들고 나온다면 대제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고 주변 이민족들이 명나라를 업신여겨 다른 마음을 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명 조정은 가능한 최대 병력을 긁어모아 15만 명을 다시 베트남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군량 징발이 여의치 않아 광서성과 광동성에 별도의 관리를 파견해야 했을 정도로 명나라로서도 큰 부담을 안는 원정이었다. 새 원정군의 지휘는 안원후(安遠侯) 유승(柳升)이 맡았다. 그는 베트남 정복에 공을 세워 제후의 반열에 올랐고, 영락제의 오이라트 정벌 때 화총부대를 이끌어 대승을 견인했으며, ..
202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