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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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하노이 역사박물관
베트남의 오랜 역사를 돌아보려면 국립역사박물관으로 가야 한다. 이 박물관은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와 홍강 사이 구시가지에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32년에 지어 아직까지 쓰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다. 프랑스와 동아시아 전통 양식을 조화시킨 이른바 인도차이나식 건축인데, 어느 부분을 어디서 따왔는지 가려보는 것도 흥미롭다. 사실 박물관은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 없이 방문하면 금방 싫증이 나기 쉬운 곳이다. 부서진 그릇, 많이 상한 목재, 빛바랜 그림, 누군지 모르는 조각상들뿐이지 않은가. 그러나 오래전 태어나 각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간 선인들의 희노애락을 유물을 통해 그려볼 수 있다면 여행의 큰 보람일 것이다. 역사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호치민 흉상을 지나면 원시생활 상상도와 돌도구를 만드는 인형들이 ..
2021.05.05 -
홍강 삼각주의 선사시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베트남 홍강 유역에는 많은 민족들이 살았다. 베트남 등뼈를 이루는 쯔엉썬(長山)산맥과 동쪽 바다 사이에 넓은 평야가 펼쳐진 곳이다. 홍강은 멀리 중국 운남성에서부터 붉은 흙을 품어와 강 하류에 차곡차곡 쌓았다. 그래서 우리나라 강원도 면적만큼 넓은 삼각주가 만들어졌다. 이곳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30만 년 전 구석기시대부터였다. 그때는 농사를 지을 줄도 몰랐다. 변화는 아주 더뎠다. 구석기시대 사람이 타임머신을 얻어 타고 몇 만 년 미래로 가도 후손들이 자기와 똑같이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러다 신석기시대에 들어 드디어 농사가 시작됐다. 1만7천 년 전 유적부터 돌을 갈아 만든 쟁기들이 발굴된다. 농사가 시작되면서 홍강 유역은 더욱더 살기 좋은 땅이 되었다. 아열..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