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락으로 새로운 출발
중국 남부에서 이동한 백월족의 한 무리가 베트남 북쪽 고지대에 정착해 어우비엣(Âu Việt, 甌越)을 세웠다. 어우비엣은 세력이 커지면서 반랑과 자주 싸움을 벌였다. 반랑의 18대 흥왕이 향락에 빠져 국사를 소홀히 하자 어우비엣의 툭판이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갔다. 나라를 빼앗긴 흥왕은 우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 기원전 258년의 일이었다. 툭판은 현명한 지도자였다. 그는 반랑을 점령한 뒤 자신을 안즈엉왕(安陽王)이라 칭하고 국호를 어우락(Âu Lạc, 甌駱)으로 정했다. 어우락은 ‘어우’비엣과 반랑 백성들을 일컫는 ‘락’비엣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정복한 나라와 정복당한 나라가 차별 없이 하나로 융합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다. 안즈엉왕은 또 반랑 수도를 방문해 ‘맹세의 돌’에 참배하고, 옛 흥왕들..
202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