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투쟁(2)
-
레러이 동지들의 영광과 비극
암울했던 시절 레러이와 그의 동지들은 룽냐이 산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며 부귀영화를 바라는 게 아니라 백성을 위해 사악한 적을 물리치려는 것이니 제발 도와달라고 빌었다. 세계 최강의 군대에 맞선 그들의 무기는 애국심과 서로에 대한 믿음밖에 없었지만, 그것만으로 온갖 역경들을 헤쳐 나갔다. 승리의 날 레러이는 93명의 문무관을 개국공신으로 포상하면서, 첫발을 함께 내딘 이들을 가장 높은 반열에 올렸다. 전략가 응우옌짜이와 명의 마지막 증원군 유승을 격파한 레쌋, 남부지역을 평정한 쩐응우옌한, 서북지역의 명 세력을 일소한 팜반싸오, 목성의 5만 대군을 패퇴시킨 찡카 등이 개국최고공신으로 임명돼 레러이와 함께 새 나라를 이끌었다. 그러나 평화 속에 세월이 흐르면서 이들의 운명은 비극으로 변해갔다. 최고공신들 ..
2021.08.08 -
허약한 왕들과 권력투쟁
후레(後黎)왕조는 1433년 태조(太祖) 레러이가 사망하고 궁중 유혈사태와 반정으로 큰 혼란을 겪는다. 여기에는 왕자들의 권력욕뿐 아니라, 타잉화 출신의 무장인 개국공신들과 왕이 중앙집권을 위해 힘을 실어주려 한 탕롱 출신의 유학자 문관들의 세력다툼이 근저에 깔려 있었다. 2대 황제 태종(太宗)은 즉위 당시 겨우 11살 어린이였다. 태종은 아버지 레러이의 충신인 레쌋을 섭정으로 임명하고 모든 것을 의지했다. 레쌋은 피 흘려 세운 왕조에 무임승차한 눈엣가시 같은 문신들을 차근차근 제거하고 자기 측근들로 대체했다. 레쌋과 그의 후임자인 레응언 모두 무학자들로 유교보다는 어릴 때부터 익숙한 불교에 기울어져 있었다. 태종이 장성하자 개국공신들의 권력독점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문신들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는 유학..
2021.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