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수집에 미숙했던 황제의 치욕
명나라의 베트남 정벌 논쟁이 막 사그라들 무렵 갑자기 막당중이 사신을 보내 투항하고 토지와 호구를 기록해 명의 처분을 따르겠다고 밝혀왔다. 명으로서는 기대도 안 했던 막당중의 선물을 받은 셈이었다. 앞이 캄캄한 원정의 부담에서 벗어나면서도 실리도 챙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명나라 관리 모백온은 광서성으로 내려가 막당중에게 귀순하면 죄를 용서하겠다는 격문을 보냈다. 막당중은 관리들을 데리고 국경인 진남관(鎭南關)에 도착했다. 그리고 죄인처럼 머리를 풀고 목에 줄을 맨 뒤 맨발로 기어가 단상에 머리를 찧으며 항복의 표(表)를 올렸다. 막당중은 토지와 인구 대장을 바치고 국경 5개 지역을 할양하며 영원히 신복하겠다고 청하였다. 모백온은 막당중의 죄를 사면하고, 돌아가 황제의 명을 기다리도록 했다. 모백온의 상..
2021.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