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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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청교체 7) 요동 요서가 무너지다
몽골에는 큰 흉년이 들었다. 수만 명의 몽골인들이 식량을 구하러 명나라 국경을 넘어왔다. 요동경략이었던 원응태는 난민들을 모두 받아들여 요양과 심양 두 성에 수용했다. 이들을 외면하면 누르하치에게 가 후금의 인구와 군대를 늘려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틀린 판단이 아니었다. 그러나 난민 가운데 후금의 밀정들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누르하치는 첩보전에 매우 능한 사람이었다. 1631년 3월 후금군이 심양성을 공격하다 물러갔다. 성주 가세현은 이들을 추격하다가 복병이 있는 것을 보고 급히 말머리를 돌렸다. 그사이 성안에서 밀정들이 반란을 일으켜 성문을 닫았다. 가세현은 성 밖에서 후금군과 싸우다 전사했고 심양성은 함락되었다. 닷새 후 누르하치는 후금군 전체를 동원해 요양성을 공격했다. 요..
2021.08.25 -
몽골고원에 태양이 뜨다
몽골인들은 스스로를 ‘푸른 늑대의 후예’라 불렀다. 별이 쏟아지는 지평선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과 긴 울음소리가 어우러지는 낭만적인 의미가 아니라, 언제나 생존의 한계를 넘나들어야했던 거친 운명의 함축이었다. 그들은 척박한 광야에서 늑대의 무리처럼 크고 작은 수십 개의 부족으로 나뉘어 유목과 약탈과 전쟁에 의지하며 살았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빼앗는다는 게 그들의 법이었고, 분열과 갈등과 살육은 영원히 반복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혼돈의 땅에 어느 날 새로운 사고와 신념을 가진 지도자가 나타나 그들을 지금껏 가보지 못한 길로 이끌었다. 테무진은 몽골고원 북쪽 오논 강가에서 부족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적에게 독살당하자 동족들은 그의 가족을 버리고 모두 떠났다. 어머니와 어린 형제들만 ..
202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