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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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 1차 봉기 1) 작은 출발
독립투쟁에 가담하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자 레러이는 람선에서 멀지 않은 룽냐이(Lũng Nhai) 산에 지휘부를 마련했다. 평야와 서부 산악지대가 만나고 남쪽으로 추 강이 흘러 유사시 기동에 유리한 곳이었다. 룽냐이 산이 지금의 어디인지에 대해 베트남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다. 가장 유력한 장소 중 하나가 람선에서 서쪽으로 약 5km 떨어진 응옥풍 마을이라는 데 많은 학자들이 동의한다. 레러이의 독립투쟁 기록에 나오는 대부분의 지명이 현재의 지명과 달라 전쟁의 진행 과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거병 2년 전 레러이는 동지 18명과 함께 룽냐이 산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함께 살고 함께 죽으며 조국과 백성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노라” 맹세했다. 그리고 말을 잡아 피를 나누어 마시며 영원히 맹세..
2021.07.17 -
그곳에 가면) 쯩 자매 순국지
쯩짝과 쯩니 자매를 기리는 사당은 베트남에 세 곳이 있다. 그중 선떠이성 핫몬의 사당이 가장 크고 오래됐다. 핫몬 사당으로 가기 위해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농로로 벗어나 또 한참을 이동했다. 초행인 운전기사가 자신감을 잃을 무렵 ‘하이바쯩(Hai Bà Trưng) 사당’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였다. ‘하이’는 둘, ‘바’는 아주머니라는 뜻이다. 이제 다 왔나 싶었지만, 길은 동네로 이어져 마주 오는 차가 있을지 걱정되는 좁은 골목으로 꽤 들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아름다운 사당이 나타났다. 하이바쯩 사당은 넓고 잘 정리돼 있었다. 새로 지어진 대리석 시설들이 베트남 정부가 사당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사당의 본관은 고색창연함을 잃지 않았다. 핫몬 사당은 10세기에 처음..
2021.05.16 -
그곳에 가면) 반랑의 수도 퐁쩌우
반랑 왕국이 도읍으로 정한 퐁쩌우는 오늘날의 푸토성 비엣찌시로 추정된다. 이곳의 응이아린산에 세워진 사당에서는 매년 음력 3월 10일 열여덟 명 흥왕에 대한 제사가 봉행된다. 베트남 정부도 이날을 국경일로 정하고 국가 주석 등 고위인사들과 전국 54개 민족대표들이 함께 행사에 참여한다. 응이아린은 높이 175m의 나지막한 산이다. 산 입구에 들어서면 이곳에 흥왕 사당이 있음을 알리는 콘크리트 문이 서 있다. 붉은 칠을 한 문에는 ‘高山景行(높은 산과 큰 길)’ 즉 세상에서 널리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중국 시경에 나오는 말이다. 이곳에서 사당까지는 굽이굽이 계단이 이어진다. 산길을 한참 오르면 고풍스러운 사당 정문이 방문객을 맞는다. 흥왕 사당은 베트남이 명나라의 침략을 물리치고 역사..
202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