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파(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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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왕조 황금시대
성종은 안정된 내치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대외 원정에 나섰다. 이는 성종 즉위 후 기대와는 달리 점점 권력에서 멀어진 무신들의 불만을 해소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리고 대규모 전쟁은 자신이 직접 지휘해 승전의 영광이 정치적 불안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았다. 남쪽의 참파는 명나라의 지원을 기대하며 베트남 후레왕조 혼란기에 조공을 끊었다. 성종 치하에 다시 강성해진 베트남이 조공 재개를 요구하며 양국에 긴장이 높아졌다. 참파 왕은 일단 신복을 받아들였지만, 지나친 조공 요구와 병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민 끝에 10만의 군대로 베트남에 선제공격했다. 이에 성종은 치밀한 반격을 준비했다. 성종은 그때까지의 인력과 물자 쟁탈전에서 더 나아가 참파의 수도 비자야를 영구 점령해 자국 영토로 편입시킬 생각을 했다. 그..
2021.08.07 -
다가오는 전쟁의 먹구름
대내외 정책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 호뀌리는 과거 침략에 대한 복수와 향후 대명 전쟁 시 후방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참파를 공격했다. 참파는 포 비나수르가 죽은 뒤 다시 내분에 시달리고 있었다. 호뀌리는 즉위한 해에 참파를 공략했다가 실패했지만, 2년 뒤 재정비된 군대를 보내 대승을 거두었다. 참파 국왕은 영토 일부를 떼어주며 강화를 요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세가 오른 호뀌리는 아예 참파를 병합할 목적으로 1403년 20만 대군을 일으켜 침략했다. 베트남군은 수도 비자야를 포위했지만 참파군이 끈질기게 저항하고 한 달 만에 군량이 떨어지자 철수하고 말았다. 망국의 위기에 놓인 참파는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 도움을 청했고, 명이 이를 받아들여 전쟁을 중단하도록 베트남에 중재했다. 베트남의 약세..
2021.07.13 -
베트남의 최무선
태상황 예종은 11살 난 자신의 막내아들을 다음 왕으로 지명했다. 그가 순종(順宗)이다. 레뀌리는 자신의 딸을 순종과 결혼시키며 권력을 더욱 공고히 했지만, 참파의 침략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1389년 레뀌리는 타잉화 지방에 다시 들어온 참파군을 격퇴하기 위해 수군을 이끌고 출정했다가 계략에 속아 대패했다. 그는 전장에 부하들을 버리고 허겁지겁 도망쳐 왔다. 이 일로 레뀌리는 장수로서 자신의 한계를 절감했다. 군 총사령관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고 19살인 쩐캇쩐을 상장군으로 임명해 대참파전의 일선 지휘를 맡겼다. 100여 년 전 쩐투도가 몽골 침입을 앞두고 25살 쩐꾸옥뚜언을 군 총사령관으로 영입했던 예에 따른 것이다. 쩐캇쩐이 몽골 2차 침입 때 “북국의 왕자가 되느니 차라리 남국의 악귀가 되겠다”며 순..
2021.07.10 -
자만한 베트남의 패배
참파의 포 비나수르는 베트남의 혼란을 지켜보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비록 승리했지만 1368년 베트남의 대반격을 경험한 포 비나수르의 공세는 위축되어 있었다. 그런데 간신히 목숨을 구한 즈엉녓레의 어머니 등 추종세력들이 참파로 달아나 쿠데타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베트남 공격의 길 안내를 자청했다. 덕분에 포 비나수르는 국경지대가 아닌 베트남의 수도 탕롱을 직접 노릴 수 있게 되었다. 공격을 재개한 참파군은 1371년 배를 타고 베트남 북부에 상륙한 뒤 탕롱성을 공격했다. 잘 훈련된 참파군의 기세에 눌린 예종(藝宗)과 베트남 조정은 탕롱을 버리고 달아났다. 베트남 수도가 참파에 함락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참파군은 궁궐을 약탈하고 수많은 백성들을 포로로 잡아 끌고 갔다. 참파군이 철수하자 예종은 ..
2021.07.09 -
무섭게 일어선 참파
참파는 고질적인 분열로 스스로의 발전을 가로막은 나라였다. 오늘날 베트남 중부 평야지대에 있던 참파는 비옥한 토지 덕분에 일찍부터 농업이 발달했다. 그리고 멀리 중동에서부터 중국을 잇는 해상 중계 무역은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해주었다. 경제력으로 치면 베트남을 능가하는 참파였지만 1300년 동안 15개 왕조가 교체될 정도로 왕위 다툼이 끝없이 반복됐다. 참파를 단일 국가로 보지 않고 여러 국가의 연합체로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더구나 14세기 이슬람교가 들어오면서 전통 힌두교와 종교 갈등까지 벌어졌다. 수십 년간 유례없는 혼돈 상태가 계속됐다. 그러다 1360년 이슬람 세력이 지지하는 포 비나수르가 오랜 내전을 끝내고 모든 경쟁세력을 하나의 체제로 묶어내며 왕위에 올랐다. 베트남에서는 포 비..
2021.07.06 -
몽골의 2차 베트남 침략 (3) 마침내 대반격
몽골군은 병력을 대폭 보강한 소게투가 닌빈까지 진출해 있었고, 그곳에서 탕롱 사이에 여러 주둔지들이 홍강을 따라 포진해 있었다. 토곤은 베트남 왕이 타잉화에 돌아왔다는 보고를 받고 소게투에게 남쪽으로 군대를 돌려 잔여 세력을 일소하라고 지시했다. 오마르에게도 군함 60척을 이끌고 가 소게투를 돕도록 조치했다. 그런데 재편성을 마친 베트남군이 이들을 피해 배를 타고 홍강을 거슬러 오르며 강 유역의 몽골 주둔지들을 격파하기 시작했다. 쩐꾸옥뚜언은 홍강 하구에서 탕롱 중간에 있는 흥옌의 몽골군 요새를 공격해 점령했다. 깜짝 놀란 토곤이 직접 군대를 끌고 내려왔다. 이때 베트남에 계절이 바뀌어 쩐꾸옥뚜언이 그토록 기다리던 우기가 시작되었다. 장대비가 되었다 보슬비가 되었다를 반복하며 끈질기게 내리는 비로 홍강 ..
202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