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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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에 세워진 막왕조
신변의 위협을 느낀 소종은 이번에는 군벌에게 의지해 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그는 타잉화에 근거를 둔 찡(鄭)씨 일가에게 밀사를 보내 막당중을 타도하라고 지시하고, 자신은 탕롱 서쪽 썬떠이로 피신했다. 왕이 달아나고 전국에서 근왕군이 밀려오자 막당중은 소종의 동생 공황제(恭皇帝)를 즉위시킨 뒤 동쪽 자신의 세력지로 옮겨갔다. 소종의 도박이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 힘의 한계를 오인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왕의 측근과 군 지휘관들 사이에 갈등이 커지자 소종은 환관의 건의를 받아들여 찡씨 일가 수장인 찡뚜이가 보낸 장군을 처형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찡뚜이는 병사들을 데리고 와 소종 황제를 붙잡아 타잉화로 돌아갔다. 이런 분열과 하극상은 막다른 처지에 몰려있던 막당중에게 회생의 기회를 선..
2021.08.13 -
똣동 쭉동 전투 2) 서전의 패배
1426년 11월 초 왕통 신임 총병관이 이끄는 지원군이 탕롱에 도착하자 명나라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왕통은 즉시 베트남군에 대한 반격을 명령했다. 왕통은 탕롱 서쪽에 포진해 있는 베트남군을 소탕하기 위해 탕롱 주둔군과 지원군을 합한 10만 대군을 셋으로 나눠 진군시켰다. 먼저 북쪽에서 자신이 이끄는 우군이 꺼서까지 별 저항 없이 이동했다. 그 남쪽에 방정 장군이 이끄는 중군이 사도이에 도착해 누에 강을 건널 준비를 했다. 가장 남쪽의 좌군은 산수(山壽) 장군과 마기(馬騏) 장군이 지휘했는데 년믁 다리를 건너 탄오아이에 다다랐다. 모두 베트남 선봉대의 거점인 닌끼에우를 향하고 있었다. 위험한 상황이었다. 북부의 의병들이 합류했다고는 하지만 명나라 10만 대군에 비해 베트남 선봉대 병력이 턱없이..
2021.07.27 -
딘(丁) 왕조, 의문의 종말
그러나 공고해만 보이던 딘 왕조는 내부의 균열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딘보린의 장남 딘리엔은 통일전쟁에 혁혁한 공을 세운 유능한 군사 지도자로 누구나 그가 후계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딘보린이 갑자기 막내아들 딘항랑을 태자로 책봉했다. 이때 항랑의 나이는 아무리 많아도 다섯 살이 채 안 되었다. 이제는 노인이 된 딘보린이 불손한 장남에 대한 불만과 늦동이에 대한 지나친 사랑 때문에 판단이 흐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장차 자신의 미래마저 걱정하게 된 딘리엔은 분노했다. 이때부터 딘 왕실에는 이해하기 힘든 비극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베트남 사서들은 979년 딘리엔이 부하들을 보내 태자 딘항랑을 암살했다고 전한다. 그런데 참사가 벌어진 뒤에도 딘보린이 장남의 반역을 처벌하거나 딘리엔이 권력..
202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