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릴타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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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2차 송나라 침략 (2) 왕위 쟁탈전
몽케 대칸이 죽고 몽골군의 철수가 시작되자 송나라 동부전선에서 싸우던 쿠빌라이는 마음이 빠짝 타들어갔다. 자신이 중국에 그리고 동생 훌라구는 서아시아에 묶여 있는 사이 수도 카라코룸에서 쿠릴타이가 열리면 그곳을 통치하던 막내 아릭부케가 대칸으로 선출될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철수했다가는 운남성에서 올라오던 우량하타이가 고립될 위험이 컸다. 운남 주둔군은 얼마 전까지 자신이 지휘하던 부대였고 앞으로 벌어질 내전에서 큰 힘이 되어줄 병력이었다. 쿠빌라이는 운남 주둔군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쿠빌라이는 송나라의 예상을 깨고 양쯔강을 건너 악주를 포위했고, 깜짝 놀란 송의 조정은 가사도(賈似道)에게 군사를 주어 이를 구원하도록 했다. 송의 원병 규모가 부담스러웠고 우량하타이도 어느 정도 북상해왔..
2021.06.16 -
몽골의 1차 송나라 침략 (1) 경솔함이 부른 국난
금나라를 멸한 직후에는 몽골과 송나라의 관계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해도, 세계정복을 향한 몽골의 야심은 언젠가는 송을 침략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송의 섣부른 군사행동이 양국의 충돌을 앞당기고 말았다. 맹공이 금에서 개선하자 송은 축제 분위기였고 내친 김에 화북의 옛 영토를 되찾자는 강경파의 주장이 거세졌다. 특히 북송의 수도였던 개봉의 탈환은 국가적 숙원이었다. 송은 무려 20만 명을 동원해 북진했고, 텅 빈 개봉과 인근의 낙양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던 몽골이 이미 낙양에서 동쪽으로 200km 떨어진 동관에 속속 군대를 집결시키고 있었다. 송군은 갑작스럽게 출병하느라 군량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조달할 생각이었는데, 풍요롭던 개봉 일대가 ..
2021.06.12 -
몽골고원에 태양이 뜨다
몽골인들은 스스로를 ‘푸른 늑대의 후예’라 불렀다. 별이 쏟아지는 지평선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과 긴 울음소리가 어우러지는 낭만적인 의미가 아니라, 언제나 생존의 한계를 넘나들어야했던 거친 운명의 함축이었다. 그들은 척박한 광야에서 늑대의 무리처럼 크고 작은 수십 개의 부족으로 나뉘어 유목과 약탈과 전쟁에 의지하며 살았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빼앗는다는 게 그들의 법이었고, 분열과 갈등과 살육은 영원히 반복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혼돈의 땅에 어느 날 새로운 사고와 신념을 가진 지도자가 나타나 그들을 지금껏 가보지 못한 길로 이끌었다. 테무진은 몽골고원 북쪽 오논 강가에서 부족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적에게 독살당하자 동족들은 그의 가족을 버리고 모두 떠났다. 어머니와 어린 형제들만 ..
202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