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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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3차 베트남 침략 (5) 운명의 하롱베이해전
토곤의 절박한 지원 요청을 받은 아버지 쿠빌라이는 번돈해전에서 무사히 돌아온 일부 수송선에다 급히 식량과 배들을 보충해 새로운 선단을 구성했다. 이번에는 오마르의 전투함대를 중국 해남성(하이난)까지 불러 장문호의 수송선단을 호위해 함께 출발하도록 했다. 조심스럽게 베트남 북부해안을 따라 내려온 몽골군의 연합함대가 바익당 강 어귀를 20여km 남겨놓은 꾸아룩 해협 입구를 지날 무렵 기다리던 베트남 수군과 맞닥뜨렸다. 이곳은 오늘날 하롱베이 관광의 중심지인 하롱시 앞바다로 수많은 섬과 바위가 산재해있어 전함들이 은신해 있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지옥을 옮겨놓은 것 같은 대전투가 벌어졌고, 베트남이 또다시 승리를 거두었다. 오마르 함대가 전함의 숫자나 크기 · 장비 면에서 모두 우위에 있었는데 왜 패했으며 전..
2021.06.29 -
몽골의 3차 베트남 침략 (4) 전투에는 이겼지만
몽골군 수송선단이 궤멸됐지만 아직 전투력이 훼손된 것은 아니었다. 토곤은 서두르면 전쟁에 이길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토곤은 먼저 원정군의 베이스캠프 격이 반끼엡 주변의 점령지를 확대했다. 인근 요새들을 차지해 반끼엡으로 연결되는 세 개의 도로에 대한 지배를 공고히 하고, 불과 얼마 전까지 쩐꾸옥뚜언이 주둔했던 마오라 항구도 장악했다. 2차 침입 때 쩐꾸옥뚜언이 기습 상륙전으로 반끼엡을 공격하고 그 뒤 베트남 군민의 게릴라 공격으로 몽골군의 보급선이 분절되었던 아픈 경험 때문이었다. 반끼엡에는 견고한 방벽을 둘러 세우도록 했다. 그리고 토곤은 탕롱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오구치의 무시무시한 돌격대가 육로로, 오마르의 수군이 홍강을 건너 탕롱성을 양쪽에서 공략했다. 베트남 인종은 다시 수도를 버..
2021.06.28 -
그곳에 가면) 하롱베이 번돈섬
베트남 북부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하롱(Hạ Long) 시는 옅게 낀 바다안개 사이로 갖가지 모습의 섬들을 드러내며 아침을 시작한다. 부두 앞에는 수십 척의 유람선들이 모여 관광객을 맞은 채비에 분주하다. 하롱베이는 남쪽 바익당 강 어귀의 옌훙에서 시작해 하롱과 껌파를 지나 북쪽 번돈에 이르는 120km 길이의 해안과 부근의 1,969개 섬들을 일컫는다. 2억 년간 비와 파도가 석회암을 깎아 만든 기암괴석들은 잔잔한 바다와 어우러져 자연이 빚은 예술품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하롱(下龍)은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뜻이다. 바다 건너 쳐들어온 침략자를 막기 위해 하늘에서 용 가족이 내려와 입에서 보석과 구슬을 내뿜었는데 그것들이 바다로 떨어져 갖가지 모양의 기암이 되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12..
2021.06.27 -
몽골의 3차 베트남 침략 (3) 불길 속에 사라진 수송선단
베트남 주력함대를 격파한 오마르는 당당하게 홍강을 거슬러 올라가 반끼엡에서 토곤의 육군과 합류했다. 그리고 수송선단이 군량을 실어오기를 기다렸다. 여기서 하나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수많은 전투 경험이 있는 오마르가 왜 수송선들을 무방비로 방치했는가 하는 점이다. 아무리 베트남 수군을 와해시켰다 해도, 전함들을 북으로 돌려 수송선단과 함께 내려와야 하는 것은 일반인도 상식으로 생각할 일이다. 아마도 빨리 자신과 합류하라는 토곤의 명령을 오마르가 거역하지 못했거나, 수송선단 지휘관이 중국 해적 출신인 장문호였다는 점에서 오마르와 뿌리 깊은 반목이 있지 않았나 추측할 뿐이다. 장문호의 몽골 수송선단은 전투함대가 항로를 깨끗이 정리해놓았으리라 믿고 중국해를 유유히 남하했다. 70척의 대형 범선 안에는 몽골..
2021.06.26 -
그곳에 가면) 육지의 하롱베이 닌빈
하노이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2시간 가량 가면 닌빈(Ninh Bình) 성이다. 닌빈은 두 왕조의 도읍이 있던 주요 사적지이자 자연경관이 뛰어나기로도 유명하다. 닌빈 성 성도인 닌빈 시는 진입로 모습부터 범상치 않다. 도시 경계에 세워진 커다란 문은 장엄할 뿐 아니라 지역의 역사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 옛날 이곳은 천혜의 요새로 여겨졌다. 석회암이 침식돼 만들어진 절벽 같은 산들이 겹겹이 병풍을 이루고 그 사이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들은 만부부당(萬夫不當), 능히 한 명이 만 명의 적을 막을 형세이다. 닌빈은 들판과 강 호수 깎아지른 산들이 어우러지며 곳곳에 절경을 이뤄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린다. 이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인도차이나’ 등 여러 영화와 TV 프로그램들을 촬영하기도 했..
2021.05.28 -
바익당강에서 끊은 천년의 사슬
베트남이 중국의 혼란기를 맞아 응오꾸엔 같은 천재적인 전략가의 지휘를 받게 된 것은 독립을 위한 하늘의 도움이었다. 그는 키가 크고 건장하여 어릴 적부터 장수로 촉망받았고 지력과 담력까지 겸비한 인물이었다. 응오꾸엔의 아버지 역시 유력한 지방 호족으로 독립운동의 열렬한 후원자였다. 응오꾸엔은 33살에 즈엉딩응에 장군의 휘하에 들어가 남한군을 몰아내는 데 큰 공을 세웠고, 즈엉딩응에는 그의 능력을 높이 사 자신의 사위로 삼았다. 즈엉딩응에는 응오꾸엔을 계속 승진시켜 아이주의 통치를 맡겼는데, 그곳은 즈엉딩응에의 고향이자 군사력의 기반이었다. 양아버지 즈엉딩응에를 암살한 끼에우꽁띠엔은 처남 응오꾸엔이 봉기하자 위협을 느끼고 남한에 스스로 신하가 될 것을 청하는 매국적인 행동을 했다. 끼에우꽁띠엔이 구원을 요..
2021.05.19